배기음, 감성적인 것일까 단지 소음인 것일까


자동차 엔진은 연소실에서 연료를 압축하고 폭발시켜 출력을 얻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소음'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기술적인 발전을 통해 엔진음을 줄이려고 노력을 기울였었죠. 


때문에 정숙성이 차량의 인기를 좌우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렉서스가 있습니다. 


반면에 엔진음은 자동차 브랜드의 개성이자 정체성의 표현이라고도 말합니다. 특히 유럽의 자동차들은 차량의 엔진음과 배기음을 다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과연 배기음은 자동차의 감성적인 존재일지 소음으로써 불필요한 존재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감성과 소음 사이 


감성적인 관점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배기음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일명 '오케스트라 배기음'이라고 불리는 마세라티의 배기음은 엔진 튜닝 전문가와 피아니스트, 작곡가들의 협업을 통해 엔진의 낮은 회전수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고회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모두 악보로 그려가며 엔진음을 만들어 내기에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후한 세단에서 울려 퍼지는 역동적인 배기음, 마세라티가 자신의 개성을 독특하게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세라티는 2014년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배기음을 휴대폰 벨 소리 음원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독특한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배기음 자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홍보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죠. 



또한 포르쉐는 '포르쉐 노트'라고 불리는 독특한 엔진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액셀레이터를 밟을 때마다 울려 퍼지는 포르쉐 노트는 운전자들에게 더욱 빠르게 달리고 싶다는 충동을 갖게 합니다.  


포르쉐는 역사 자료실에 각 차종별로 엔진음을 녹음하여 보존하고 있고, 사운드 트랙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까지 했습니다. 



자동차의 배기음은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커다란 로망입니다.  


"차가 울부짖으면 내 마음도 울부짖는다"는 말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배기음에 열광하는 이유는 성능적인 돋보임과 남들과 다른 개성의 표현 정도가 될 것입니다. 단순 감성용을 넘어 성능 향상을 위한 개조와 배기 튜닝을 함께 하는 것은 확실한 취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소음 




아기를 가진 부모님들이 특히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배기음입니다. 시끄러운 배기음 때문에 아기가 놀라 경기를 일으키거나 잠에서 깨고 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문을 굳게 닫고 주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배기음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성인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길거리를 거닐고 있을 때 중후한 배기음의 차량이 옆 도로를 질주해 지나갈 때 인상을 찌푸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배기음 때문에 차량의 출시가 미뤄진 경우도 있습니다. GM코리아가 출시한 고성능 세단 캐딜락 CTS-V가 외부 소음 문제로 인증 절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출시를 미뤘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소음진동관리법상 엔진 출력이 195마력을 초과하면 배기음이 105dB을 넘길 수 없습니다.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합법적으로 운행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독일에서는 마세라티가 배기음이 너무 커서 경찰 단속에 걸려 주행 금지 명령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언론에 소개된 이 내용에서는 128dB의 소음이 측정되었는데 이것은 전투기가 출발할 때 내는 130dB 수준입니다.  


이처럼 자동차 배기음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교통법에서는 소음을 규제하는 방안이 점점 더 생기고 있습니다. 



개성의 표현, 그리고 책임 

최근의 자동차는 오감을 통해 자동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명차로 평가되는 차량들은 디자인과 주행성능,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인 엔진음과 배기음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기음은 누군가에게는 감성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음으로 느껴집니다. 


합법적인 범위에서 자유를 누린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이기적인 생각으로 피해를 끼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분명한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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