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과 결함 무시하던 SM6, 결국 판매량 40% 이상 추락

벌써 4년 정도 됐네요. 2013년 당시 폭스바겐 코리아 박동훈 사장이 부사장으로의 이직을 시작으로 폭스바겐 코리아의 홍보팀이 르노삼성자동차로 모두 이동했습니다. 예상대로 르노삼성자동차는 픅스바겐 코리아의 홍보팀을 등에 업고 홍보에서 굉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별 것도 아닌데, 대단한 것처럼 홍보를 합니다. 정말 다들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약빨(?)이 다 되었는지 르노삼성의 최근 몇 달간 판매실적이 암울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9월 판매 실적입니다. SUV 모델인 QM6 QM3를 제외한 모든 세단 라인업은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전년 누계 대비가 포인트인데요. SM7은 가장 적은 13.8%가 줄었고, SM3 39%까지 떨어졌습니다. SM5 SM6는 각각 23%, 20.9%가 하락했네요. 여기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당연히 SM6의 판매량입니다. SM6 QM6가 르노삼성의 판매량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모델이 무너지면 르노삼성의 판매량도 무너질 수밖에 없거든요.

 

SM6의 판매량은 올해 3월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판매량이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4월에만 해도 가격이 올랐으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깐 가격 인상에 대한 얘기를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3월부터 SM6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인상을 왜 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고, 추측 상으로는 판매가 원활하게 돌아가자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르노삼성의 재정상태가 썩 좋지는 않거든요. 아무튼 이 때 가격이 꽤나 많이 올랐습니다. 2.0 가솔린, 1.6 터보, 1.5 디젤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모든 트림에 가격을 올렸습니다. 하다못해 10만원이라도 인상했고, 많이 인상된 트림은 65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가격이 인상된 건 트림에 따라 차등 적용됐습니다. 아랫급에는 인상폭이 더 적었고, 고급트림으로 갈수록 가격이 더 많이 인상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있었던 것이 SM6는 주력트림이 고급트림이라는 것입니다. SM6의 고급트림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판매 비중이 높습니다. 그런데 그런 주력트림=고급트림이라고 공식화 할 수 있는 2.0 가솔린 LE RE 트림의 가격을 65만원씩 올렸습니다. 아주 속보이는 장사였다고 할 수 있죠. 1.5 디젤도 RE 트림에 60만 원을 인상했고, 비교적 판매량이 적은 1.6 터보는 RE트림에서 10만 원만 올렸습니다. 대신 1.6 터보도 판매비중이 높은 LE 55만 원을 올려 차량 기본가격이 3천만 원을 넘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SM6가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고, 현대 쏘나타나 기아 K5, 쉐보레 말리부가 싫어서 그냥 마땅히 살만한 차가 없어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태반입니다. 그런데 르노삼성은 SM6의 높은 경쟁력 때문에 가격을 올려 받아도 소비자들이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착각을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을 때, 별다른 이유 없이 가격을 크게 올릴 수는 없는 것이죠. 그것도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주력 트림을 위주로.

 

가격 인상이 차량 판매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지만, 꾸준하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결함도 문제였습니다. 르노삼성 SM6의 고질적인 결함은 S-링크입니다. 멈추고, 먹통 되고, 켜지지도 않고, 터치가 안되고, 결함의 완성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결함이 많습니다. 그런데 SM6 이후에 출시된 QM6에서도 같은 결함이 발생하고 있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결함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변속기 문제가 심각하고, 편마모 현상 등도 아주 심각합니다. 특히 편마모 현상은 제네시스에서 발생했을 때 아주 심각하게 다뤄졌던 것이고, 시트 가죽 늘어지는 현상도 현대 그랜저에서 발생했을 때는 현대차가 무상수리를 해주겠다고 했을 정도로 여론의 질타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르노삼성은 어찌 된 일인지 온라인 상에서 르노삼성에 대한 결함기사를 많이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치 르노삼성은 성역에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SM6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중형 세단은 패밀리카로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SM6는 뒷좌석이 너무 좁습니다.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대 아반떼보다도 좁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좁습니다. 쉐보레 말리부와는 당연히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좁고요. 뒷좌석이 좁기 때문에 패밀리카로써 적당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AM링크 서스펜션입니다. 사실 이게 말장난이지 그냥 토션빔입니다. 토션빔에 새로운 기술 엎어서 AM링크라고 표현하는데, 하드웨어 적으로는 그게 그겁니다. 그러니 중형세단=멀티링크 라는 공식이 있던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 주행성능이 당연히 좋을 수가 없습니다. R-EPS, S-링크, 무드등 등은 화려하기 짝이 없지만, 이런 효과는 서서히 걷히고 이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여지네요.

 

르노삼성, 전년 누계 대비 판매량이 5.6%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QM6가 새롭게 출시됐기 때문에 QM6를 팔지 않았던 기간에 비해 높아진 것입니다. 전년동월대비 판매량도 20.2%가 떨어졌습니다. 결국 판매량이 떨어졌다고 보는 게 맞고요. 그러니 다시 현대차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누구의 편도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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