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변속기와 지는 변속기, 트랜스미션의 종류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푸조, 시트로엥의 PSA 그룹이 줄곧 자랑하던 수동 기반의 싱글 클러치 자동변속기인 MCP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일이 있다. 소형 SUV의 인기로 인해 푸조 2008이 좋은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트랜스미션에 대한 가혹한 평가가 많았다. 수동 기반의 MCP는 꿀렁거리는 변속 충격이 있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큰 불편함을 겪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 차량에 장착된 변속기의 종류가 무엇이고 어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겠다.
 

변속기는 무엇? 


자동차는 일정한 속도에서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게 해서 더 달리기 위해서는 더 강한 힘, 즉 토크와 낮은 회전을 해야 하며,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힘보다는 낮은 회전속도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래서 엔진의 회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전속도를 줄임과 동시에 토크를 늘려주고,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분당 회전하는 RPM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트랜스미션, 즉 변속기다.
 
일반적으로 1에서 6단까지의 단계를 이루고 있는데 1단과 2단에서는 힘을 세게 발휘하도록 감속비가 크게 설정된 것이 기본이고, 3단과 4단에서는 중속에서부터 고속까지 유지하거나 가속할 수 있도록 엔진의 회전수와 비슷한 기어비로 설정되어 있다. 그 후속 단은 고속에서의 주행을 위한 엔진 회전수보다 낮은 기어비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속 주행 시 연비 주행을 할 때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최근에는 연비 효율을 위하여 변속기를 8, 9단까지 늘리는 등 대형차량에 적용하던 고 단의 변속기를 일반 차량에 장착하기도 한다. 
 


자동 변속기와 수동 변속기


변속기의 종류는 크게 분류하면 2가지로 나뉜다. 직접 클러치를 조작하는 수동 방식과 유압으로 변속기가 속도에 따라 변속을 직접 해주는 자동방식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가속 페달을 밟게 되면 토크 컨버터 내부의 터빈이 임펠러를 작동시키면서 움직이는 방식이 자동방식이다. 수동 방식은 클러치의 마찰력을 이용하여 엔진의 회전력을 구동축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에 출고되는 차량의 97%가 자동변속기를 선택한다. 자동 변속기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한 운전 때문이다. 수동 변속기를 운전할 때에는 출발하는 것부터 속도의 변환까지 조작해야 했지만 자동 변속기에서는 드라이브 모드에 위치하면 주행 중 기어노브를 만질 일이 없다. 현대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이동 수단이 된 자동차를 더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한 자동변속기를 추구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국 5위권에 위치한 나라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자동차를 재미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다. 단지 편리한 이동 수단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동 변속기는 수동 변속기에 비해 무겁고 토크 컨버터와 유압펌프 등으로 인하여 출력을 손실하기 때문에 연비 면에서는 다소 불리하다. 10퍼센트에서 많게는 15퍼센트까지 연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구조적 복잡성으로 인해 자동변속기의 유지비가 더 많이 든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자동 변속기가 고장 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토크 컨버터 방식) 

토크컨터버와 무단 , 그리고 듀얼 클러치

 
1.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AT)
토크컨버터식의 자동변속기는 가장 흔한 타입의 자동변속기다. 자동변속기라고 부른다면 기본적으로 이 방식을 가리킨다. 토크컨버터식의 핵심은 오일이다. 구조적으로 유성기어 세트로 불리는 기어들과 유압으로 동력을 전하는 토크컨버터가 중심에 있다. 토크컨버터는 유체의 클러치인데 바람 대신 오일의 유압이 동력을 전달하게 된다. 즉 오일을 통해 엔진 힘이 변속기 쪽으로 들어오면 유성기어열의 요소를 바꿔 변속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유압식 미션인 토크컨버터의 장점은 대중화로 인해 가격이 저렴하고 매우 부드러운 변속감을 가진다는 것이 장점(, 무단변속기에 비할 정도는 아님)이다. 또한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동력의 손실이 자동변속기 중 가장 크기 때문에 온전히 모든 힘을 전달하는 방식은 아니다.
 

(닛산 큐브 무단변속기)

 
2.    
무단변속기(CVT)
말 그대로 무단의 변속기라고 생각하면 쉽다. 무단변속기는 벨트식과 마찰식이 있는데 대부분의 자동차는 벨트식이기 때문에 이것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겠다. 기어가 없는 이 방식은 기어 역할을 벨트와 풀리가 담당한다.  엔진 쪽과 바퀴 쪽에 뾰족한 산처럼 생긴 풀리를 각각 달고 그 사이를 벨트로 이은 상태로 각 축의 풀리 간격이 좁혀지거나 멀어짐에 따라 기어비가 바뀌는 효과를 낸다. 즉 벨트가 감기는 지름의 변화로 변속이 되는 원리다. 
 
자동차 변속기의 가장 이상적인 기능은 엔진 회전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최적의 힘을 내는 영역에 고정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기어가 있는 변속기는 각 단을 오르내릴 때 손실되는 힘이 있지만 무단변속기는 풀리 간격의 조정으로써 차의 속도가 변해도 엔진 회전을 특정 영역에 고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변속감이 가장 좋다. 또한 미션이 유압식 미션에 비해서 가볍고 적정 토크가 유지됨으로 인해 유압식 미션에 비해 약간의 연비 향상이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무단변속기는 한계점이 있는데 매끄러운 풀리에 벨트를 걸어 힘을 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서로 간의 접촉, 밀착, 이탈의 과정이 생기고 이로 인해 마찰적 한계가 생겨 동력 손실이 크다. 또한 벨트 내구성의 한계로 인해 힘센 차량에는 적용이 어려운 방식이기도 하다. 또한 다소 따분한 운전방식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운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 
 

(듀얼 클러치 방식)


3.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
자동 클러치의 탈을 쓰고 수동 변속기의 장점을 위협하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수동변속기의 기어 세트를 변속단만큼 조합해 자동 변속화한 장치다. 수동변속기는 클러치 페달을 밟아 동력을 끊을 때 구동이 끊긴다는 단점이 있지만 듀얼 클러치는 이름대로 두 세트의 클러치를 구성하여 각각 홀수 단과 짝수단을 맡아 빠르게 변속을 해주기 때문에 한걸음 발전된 장치다. 
  
이처럼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상당히 이상적인 형태다. 끊김 없이 즉각적으로 변속되고 직결에 가까운 전달 효율을 자랑하기 때문에 성능과 효율 모든 부분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도 트렌드의 흐름에 동참해 투싼과 쏘나타, 아반떼, 아이오닉 등 다양한 차량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확대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미션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부담이 크며 고장 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푸조 MCP)

 
4. 자동화 수동변속기 
기계적으로 수동변속기에 기반을 두되 클러치 조작은 전자적으로 이뤄지는 변속기다. 토크컨버터나 벨트로 기어비를 변하게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변속기와는 구조가 다른 장치다. 기본적인 구조는 기계적인 클러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수동변속기와 같지만 클러치 조작이나 기존에 운전자가 하던 변속기 조작을 대신하여 컴퓨터의 전자적 과정으로 대체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 자동변속기처럼 주행모드에 위치하면 알아서 전진 변속된다. 
 
이 방식은 수동 변속기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동력 손실이 적어 연비가 상당히 좋다. 또한 운전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다이내믹한 운전이 가능하고 미션의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푸조 MCP 미션의 예처럼 승차감이 안 좋은 편이며 특히 변속시의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동감이 수동처럼 거친 데다가 변속과 클러치 미트의 알고리즘이 오류가 나면 상당히 답답한 차량이 된다. 특히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맞지 않는 방식이어서 혹평을 받은 변속기 방식이다.
 

나에게 맞는 변속기는?

 
자동변속기 중 토크컨버터식(AT) 부드러운 변속에 따른 좋은 주행감과 숙성된 기술이 강점이지만 동력 손실이 필연적이다. 따라서 이 부분을 개선하는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무단변속기는 자동차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동력 손실이 토크컨버터식 보다 크고 운전할 때 재미가 떨어지게 된다. 또한 벨트의 내구성에 대한 발전이 더욱 이루어져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소형차에 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둘보다 발전된 방식인 듀얼 클러치는 동력 전달 효율과 변속 스피드의 향상을 두루 갖추고 있긴 하지만 특유의 거친 주행감과 정체 상황에서의 클러치 움직임 개선이라는 과제가 있는 상태다.
 
자신에게 적합한 변속기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감성과 필요성 등 상황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50퍼센트 가까운 수치의 소비자들이 수동 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도로의 사정이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자동변속기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스포티한 감성을 중시하는 입장이라면 듀얼 클러치가 잘 맞을 것이고 연비 좋은 소형차를 원한다면 무단변속기가 적절할 것이다. 또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한다면 토크컨버터식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발전된 기술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뒤의 미래에는 많은 한계가 극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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